카미조는 비밀 이야기를 하듯이 할 생각이었지만 어둠 속에 목소리가 크게 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던 음량에 카미조의 심장이 불규칙하게 튀어오른다.그 무시무시함이 실감나지 않는다면 세상을 끝장내는 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지구의 지축이 10도 어긋나기만 해도 지구상의 동식물 중 4분의 1이 절멸하고 지구의 자전을 멈추면 세상은 멸망한다.어?하, 아아!!카미조는 할 말을 잃었다.뭐가? 하고 카미조가 대답하자 츠치미카도는 약간 쓸쓸한 얼굴을 했다.붉은 속옷을 외투로 감싼 눈앞의 자그마한 여자아이가 인간으로 보이지 않았다. 마치 사람의 가죽을 뒤집어쓴 완전히 다른 물체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츠치미카도 씨의 힘은 레벨 0의 오토리버스(빈약한 육체재생)이라는 거라서 말이지, 사실은 마술도 네다섯 번 해도 괜찮긴 한데 귀찮아서. 정직하게 그렇게 말하면 교회에서 아슬아슬한 데까지 마술을 쓰라고 재촉할 테고, 솔직히 답답했거든요. 미안해용♪당신이 무사해서 무엇보다 다행입니다 하며.그러나 회오리바람처럼 몸을 돌린 칸자키의 일격을 받아 동시에 베여 소멸했다.그 몸이 조용히 피바다로 가라앉아간다.그렇다, 츠치미카도는 말했다. 이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희생될 수밖에 없다고.토우야가 뭐라고 외치면서 주먹을 쥐고 츠치미카도에게 덤벼들었다. 카미조는 그것을 보면서도 팔다리를 움직이지는 못하고 이를 악물 수밖에 없다. 츠치미카도는 마치 얼굴 앞으로 뛰어드는 날벌레를 쳐내듯이 다가오는 토우야의 얼굴 옆을 후려쳤다. 겨우 그뿐인 공격인데도 토우야의 몸은 옆으로 흔들리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10미터 앞에서 칸자키 카오리의 손가락은 조용히 검자루에 닿아 있다.신의 힘의 안구가 크게 꿈틀거렸다. 갑자기 와이어를 끊은 물날개의 속도가 약간 떨어진다. 그 10분의 1초의 틈을 놓칠 칸자키 카오리가 아니다. 그녀는 그 길고 큰 검을 중간 정도로 쳐든 채 기세 좋게,흐음. 그래서, 왜 나는 목욕탕까지 끌려온 거야? 앞으로의 작전회의 같은
그만둬. 이미 늦었어.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내가 오빠 옆에 있는 게 그렇게 이상해?불행하게도.뭐냐냥. 얼굴이 빨개. 혹시 아직도 신경 쓰고 있는 거냐냥?칸자키는 약간 중심을 낮추고그러다가 깨달았다.아니, 범인은 토우야야. 틀릴 리가 없어. 다만 본인이 엔젤 폴을 무의식중에 발동시켰기 때문에 알아채지 못하는 것 같지만.아아, 그거 거짓말.슈욱. 타이어에서 공기가 빠지는 것 같은 묘한 소리가 어둠 깊은 곳에서 들려온다.그렇게 간단히 처리해버려도 괜찮은 거야?초능력자가 마술을 쓰면 어떻게 되는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텐데.조응(照應). 멤 테트 라메드 자인(물이여, 뱀이 되어 검처럼 찔러라).히노는 손가락이 부러져 버릴 정도로 세게 바닥에 글씨를 쓰려고 한다.두둥, 하고 쇼크를 받는 카미조의 옷을 살짝 잡아당기는 옆자리의 미코토.규격에서 벗어난 이 천사를 그 수에 넣어도 될지 어떨지는 매우 의문이지만.츠치미카도의 알로하 셔츠 앞자락이 바람에 나부꼈다.사나운 소가 들이받는 것 같은 무릎찍기에 카미조의 몸이 붕 떴다.글쎄요. 하지만 이게 가장 좋은 선택이겠지요. 당신은 저것을 붙들어둘 수 없어요. 당신은 당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해서 한시라도 빨리 엔젤 폴을 해제해주세요. 그 노력이 제 생존율을 확실하게 끌어올려줄 겁니다.불은 켜져 있지만 아무도 없다. 2층에서 들리는 여자아이다운 웃음소리로 미루어보니 어쩌면 인덱스 일행은 위층에서 트럼프라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거기에는 하얀 원피스 수영복을 입은 악마가.츠치미카도는 듣지 않는다.지금까지 카미조 일행과 행동을 함께하고 있었던 것은 단순히 표적을 알아내기 위해서인가.웃기, 지 마! 그런 건 누가 어떻게 생각해도 억지잖아!!어느 지위나 만원상태라는 거지.그래서 카미조는 말했다.뭐라고오! 하며 카미조는 인덱스의 알 수 없는 말에 어깨를 흠칫 떨었다. 단언하건대 카미조 토우마에게 가정폭력을 저지른 기억은 전혀 없다.이것은 차원이 다르다.토, 토우마. 이건 뭐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모로 누운 시